루이비통의 시작.
떠나는 자들을 위한, 꿈과 희망을 가득 담은 “트렁크”
1850년대 루이비통은 가죽으로 여행용품을 만드는 회사로 시작했다. 그 중 가장 상징적인 제품 “어행용 트렁크”. 루이비통의 트렁크는 특별했다. 각진 직육면체 모양의 트렁크는 배나, 기차에 수화물을 싣을 때 여러층으로 쌓을 수 있어 매우 실용적 이었고, 당시의 일반적인 트렁크와 달랐다. 루이비통이 고안해 낸 이 획기적인 디자인이 크게 유행하면서, 여기저기서 모조품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직육면체 모양의 트렁크는 흔하디 흔한 제품이 되어버린다. 루이비통은 이 트렁크가 자기들만의 고유한 디자인임을 상징적으로 드러내 줄 방법을 고민했고, 이 때 처음으로 바둑판 무늬의 다미에 캔버스와 루이비통의 철자를 이용한 모노그램 캔버스가 만들어진다. 지금까지 루이비통의 상징인 자물쇠, 즉 잠금장치도 루이비통이 최초였다. 이러한 요소들은 각진 트렁크의 “오리지널”을 소유하고 싶은 상류층 고객의 마음을 빼앗기에 충분했다.
당시 획기적인 교통수단이 속속들이 등장하면서, 모험 정신이 가득한 사람들은 멀리 여행을 떠나는 일이 잦아졌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꿈과 미래를 위한 물건들을 가지고 이동해야 했다. 당시 루이비통은 고객들을 위한 맞춤형 트렁크를 주문 받기 시작한다. 가장 흥미롭고 경이로운 사연은 단연코 헤밍웨이. 루이비통은 그를 위해 책, 잉크와 필기구, 원고 전용 상자 그리고 그가 사용하는 코로나 포터블3 라는 모델의 타자기를 수납할 수 있는 그만을 위한 트렁크를 제작했고, 이는 아주 오랜 시간 후 헤밍웨이가 자살하고 몇년 후 파리 어딘가 지하에서 A Moveable Feast(“파리는 날마다 축제”) 원고와 함께 발견된다.
여행자를 위해 시작된 루이비통, 헤밍웨이와의 사연, 그리고 그의 작품 제목도 어쩜 A Moveable Feast(“파리는 날마다 축제”)가 여행을 떠올리게 한다는 몇가지 우연이 너무나도 사랑스럽다고 느껴진다. 책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내가 인터넷 서칭을 통해 몇자 소개하는 것과 비교도 안될 만큼 와닿는 블로그 글을 발견해 이렇게 인용해본다.
이 책은 여행에 잘 어울린다. 여행을 하고 싶을 때 읽기도 한다. 책장을 바라보다가 오랜만에 이 책을 집어 든 이유도 여행을 나가고 싶어서였다. 전염병으로 인해 여행이 불가능하니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1920년대 파리로 여행을 떠났다. 이 책은 문장을 읽는 즐거움과 풍경을 보는듯한 느낌과 인물을 구경하는 재미와 독특한 일화들로 가득하다. 그야말로 여행을 하는 느낌이다.
우디 앨런이 감독한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를 감명깊게 본 사람도 이 책을 꼭 읽기 바란다. <미드나잇 인 파리>를 봤을 때 딱 떠올랐던 책이 <A Moveable Feast>였다. 우디 앨런이 공식적으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미드나잇 인 파리>는 헤밍웨이의 책 <A Moveable Feast>에 대한 헌정에 가까운 영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A Moveable Feast (번역서: 파리는 날마다 축제) by WritingStudio
지금도 루이비통의 트렁크 라인은 루이비통의 창립 정신이 온전히 담겨있는 특별한 제품이다. 게다가 그 옛날 헤밍웨이를 위했던 것 처럼 스페덜 오더 서비스도 제공한다. 트렁크 모델을 고르고, 가죽과 색상, 이니셜을 새길 수 있다. 이렇게 생산되는 트렁크는 1859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아니에르 공방에서 수작업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오리지널 보스턴 백.
자유로운 여행자들을 위한 “키폴”
이후 자가용을 비롯해 많은 이동 수단이 보편화 되며, 사람들은 언제든 떠날 수 있게 됬고, 더 작고 가벼운 여행용 가방이 필요해졌다. 특히 당시의 젊은 사람들은 자가용을 운전하고, 테니스와 수영, 스키 같은 레저를 즐겨했다. 루이비통은 이들을 위해 1890년대 지금의 보스턴백 형태의 디자인을 고안했고, 1930년대 공식적으로 루이비통의 “키폴” 라인업이 출시되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다. 현재 루이비통의 키폴은 45, 50, 55, 60 이렇게 네 가지 크기가 출시된다. 60사이즈는 기내용으로 반입이 안되니 주의할 것.
키폴에는 즐거움과 새로움을 향하는, 루이비통이 추구하는 자유와 도전 정신이 담겨있다. 루이비통의 새로운 소재 개발했을 때나,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업에서도 키폴은 빠짐없이 늘 새로운 옷을 갈아입으며 변화무쌍한 모습을 선보인다. 1930년대부터 지금까지 키폴의 역사를 구경해보자.
루이비통의 키폴과 같은 쉐입의 짐 가방을 보통 보스턴 백이라 부르며, 지금은 다양하게 변주해 볼링백, 골프백, 짐백 등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많은 비슷한 제품들이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여행자 정신을 근간으로 탄생하고 여행자를 위한 제품을 만들어온 루이비통의 키폴이 그 무엇보다 매력적이지 않은가? 만약 당신이 다른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만큼 멋진 모습의 자유로운 여행자가 되고 싶다면, 당장 빈티지 숍에서 보스턴백의 오리지널. 모서리가 닳고 닳은 루이비통의 키폴을 Get 해보자.
일상을 여행처럼.
XXX한 여성을 위한 “스피디”.
스피디는 키폴의 작은 버전이다. 스피디는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45사이즈까지 출시되던 키폴 라인업에 이어 40, 35, 30, 25 사이즈로 출시된다. 특히 25사이즈는 실용적이고 아름답기까지한 키폴을 일상에서 더 작은 사이즈로 사용하고 싶었던 오드리 햅번의 열망으로 탄생했다. 어쩌면 스피디는 일상생활 그 어떤 룩에도 잘어울리며, 오랫동안 변함 없이 여성들의 잇템으로 존재해 온 제품이다.
한 때 길에서 3초마다 보인다며 “3초백” 으로 불릴 만큼 스피디는 베스트셀러이자 아이코닉한 제품이라, 빈티지 시장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손잡이 부분이 제 각각으로 태닝된 모습을 보며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가품 또한 어마어마하게 많으니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티지 제품만이 갖는 매력을 거부할 수가 없다. 특히 에삐 가죽의 스피디 라인은 더이상 생산되지 않아 빈티지숍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루이비통의 상징인 모노그램 컨버스 이상으로 녹색 에삐 가죽을 좋아한다. 가끔 스윔에서 녹색 에삐 가죽의 루이비통 제품을 볼 때면 여지없이 Heather’s Locker Room에 추가해두곤 한다.
“여행”. 언제나 들으면 기대감으로 심장이 부풀게 되는 단어다. 여행자를 위한 제품을 근간으로 성장해 온 루이비통의 이야기와 아이코닉한 제품들을 소개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