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OW, 럭셔리 하우스를 위협하다

더로우를 이끌고 있는 올슨자매의 모습
더로우의 디렉터 올슨자매, 출처 : ETHAN JAMES GREEN FOR WSJ. MAGAZINE, SET DESIGN BY JULIA WAGNER

헐리웃의 쌍둥이 아역 배우로 유명했던 올슨 자매의 브랜드 ‘ THE ROW ‘ (더로우)

2005년 ‘ The search for the perfect T -shirt ’ 일명 완벽한 티셔츠 만들기라는 프로젝트로 시작해 매시즌마다 단순하지만 우아한, 절제된 세련미를 선보인다. 이들은 시간이 흘러도 영원할 것 같은 클래식한 디자인에 최고급 소재를 고집하며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고작 20년도 안된 브랜드가 지금 백여년 이상의 역사와 스토리를 가진 소위 ‘ 럭셔리 ’ 하우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으니 말이다.

실제로 올슨 자매는 브랜드 창립 이후 초반 약 3년 간 브랜드에 관해 인터뷰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초반에는 걱정과 우려 섞인 반응이 많았으나 지금의 “THE ROW” 는 수많은 셀럽들이 런칭했던 브랜드 중 가장 성공적으로 자신들만의 Identity를 만들어낸 브랜드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첫번째 프로젝트에 이어 이듬해 2006년, 올슨 자매가 Newyork University에 재학 중이던 때에 “THE ROW” 라는 브랜드를 창립한다. 클래식한 테일러링으로 유명한, 수트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런던의 “Savile Row” (새빌 로우) 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실크 티셔츠에 이어 새틴 레깅스, 탱크톱, 캐시미어 가디건 등을 포함한 단 7개의 제품이 더 로우의 첫번째 컬렉션이었다. 아무리 찾아도 관련된 정확한 제품정보를 찾기가 어려웠다. 확실치는 않지만 첫번째 컬렉션과 관련된 사진과 유투브 클립을 찾아볼 수 있었다.

더로우의 초기 컬렉션
2006 the row

이 당시 THE ROW의 제품 모두를 뉴욕의 Barneys가 exclusive(독점) 판매 하였는데, 당시 디자이너나 브랜드 이름이 적힌 라벨 대신 얇은 골드 체인이 달려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TheRealReal 에서 연식이 꽤 된 THE ROW의 제품을 찾아 보면 지금의 라벨 대신 골드체인이 달려있는 제품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THE ROW 공식 홈페이지에는 2019년도 컬렉션 갤러리부터 공개되어 있다. 핀터레스트와 구글링을 이용해 19년도 이전의 컬렉션 사진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니 꼭 검색 해 보기를 추천한다.

브랜드, 년도별로 패션쇼 컷을 볼 수 있는 보그 웹사이트 링크를 걸어두겠다. THE ROW의 컬렉션은 2010 가을 시즌 부터 볼 수 있다.

컬렉션 보러가기



THE ROW가 사랑하는 Textile, Cashmere and Silk

그들이 추구하는 스타일은 언제나 절제되고 클래식하다. 불필요한 디테일은 모두 제거하고, 소재가 가진 아름다움을 THE ROW의 시그니쳐 컬러인 베이지, 브라운 그리고 블랙 컬러로 우아하게 풀어낸다.

 The word luxury is used pretty much everywhere now, but for us it’s something that makes your life easier. The idea that you could buy something off the rack, put it on your body and it already feels like a part of your wardrobe – that’s luxury. It’s when you don’t even have to think about it. I think if fabrics are used correctly, they really speak for themselves. And I think you have to know when to highlight the fabric and let it just speak for itself and not control it, or try to over-design it, and know when not to cut it. I think fabrics dictate a lot of design. The process has to start with fabrics because of the way the scheduling works. So, half of your ideas might come from that.

Mary-Kate Olsen

그래서일까 더로우의 클래식한 컬렉션 착장을 보다보면 감히 ‘나도 저런거 있는데’, ‘저렇게 입을 수 있을 것만 같아’ 하는 욕구가 끓어오른다. 그리고는 옷장에서 꽤 오랜시간 꺼내입지 않던 블랙과 베이지 컬러들의 자켓과 코트를 꺼내곤 하는데 영 그 느낌이 살지 않는다. 좋은 소재가 갖고 있는 힘은 그 어떤 디자인도 뛰어 넘는다.

이처럼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 이토록 우아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더로우가 사랑하는 Silk and Cashmere 덕분이다. 더로우는 실크 티셔츠로 시작했고, 캐시미어 또한 더로우를 이야기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소재이다.

흰티셔츠와 더로우의 실크팬츠
흰티셔츠와 더로우의 실크팬츠
더로우의 캐시미어니트와 실크팬츠
캐시미어와 실크팬츠

두가지 모두 편해보이지만 더할나위 없이 멋스럽다.

10년 가까이 된 오래된 컬렉션 사진을 보는데도 내일 당장 입고나가도 세련되다 못해 고급짐이 흘러넘칠 것 같다.




THE ROW의 사랑하는 nutral, brown and black

뉴트럴 컬러부터 브라운을 거쳐 블랙까지, 이렇게나 세련되게 풀어내는 브랜드가 또 있을까.

더로우의 컬렉션을 뉴트럴 컬러부터 블랙톤까지 모아둔 사진
더로우의 컬렉션 모음. 출처 : The Cut




THE ROW가 꿈꾸는 모습

올슨자매는 고가의 꾸뛰르 라인이나 아트피스, 하이엔드 가구 빈티지 컬렉션 같은 것을 사랑하고 수집한다. (최근 코로나로 THE ROW가 재정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직원들의 절반을 해고할 당시에도, THE ROW의 본사와 부티크 내에 있는 고가의 앤티크 가구들로 인해 질타를 받기도 했다.)

2021년, THE ROW의 웹사이트에서 70년대 샤넬 오뜨꾸뛰르 셋업, 꼼데가르송 핀 스커트, 피에르 가르뎅 케이프와 같은 빈티지 컬렉션을 판매했다. 저렇게 걸려있으니 하나의 예술 작품을 보는 것 같다.

꼼데가르송과 도버 스트릿마켓의 수장인 James Gilchrist ” 패션을 배우지 않은 사람들이 기존의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THE ROW라는 American hermes 를 만들어가고 있다. ” – 크으 무려 아메리칸 헤르메스라니..

위대한 개츠비의 여배우 캐리맬리건이 위대한 개츠비의 오디션을 위해 입을 의상을 빌리기 위해 올슨자매에게 연락 했을 때 그들은 ROW의 의류가 아닌 애슐리가 직접 소장하고 있던 30년대 오래된 빈티지 컬렌션를 잔뜩 보내주었다고 한다. (참 해외 여러 인터뷰를 보다보니 THE ROW를 그냥 ROW라고 부르는 것 같다. 따라해보자 THE ROW 아니고 ‘ROW’)

더로우 빈티지아카이브 5 1 - BOOTH

더로우 빈티지아카이브 4 1 - BOOTH

더로우 빈티지아카이브 2 1 - BOOTH

더로우 빈티지아카이브 3 1 - BOOTH

2022 4월 기준 현재 웹사이트에는 빈티지 의류는 아니지만 몇 점의 빈티지 아트피스 제품 몇개가 구매가능한 것으로 보이나, Price upon request 라 쓰여있다 이는 한마디로 ‘주인장 마음’이라는 의미다. 수시로 바뀌는 것 같으니 가끔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겠다.

구경 가기

매년 새로운 컬렉션을 보아도 트랜디한 요소는 찾아보기 힘들다. 어떤 사람들은 지루하다고 평할 수도 있다. 그러나 더로우가 최고급 소재들과 클래식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은 먼훗날, 지금의 70년대 “샤넬 오뜨꾸뛰르 셋업” 과 같이 그들만의 가치를 계속해서 간직하고 싶어서가 아닐까.


오래 지켜보고 싶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THE 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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